2021.02.23 00:22 #
내내 바쁘게 살았다. 오늘은 설거지하기 청소기돌리기 분리수거하기 빨래두번돌리기널기걷기개기 패딩맡기기 다 하고도 시간이 남아서 노트북 티비에 연결해서 한참 영상 봤다. 날씨도 완벽한 거 있지. 그래서 행복할 일만 남았겠다 싶었는데 열두 시 다 돼서 스스로 땅굴 팠다. 잘 지내다가 또 그랬다. 친구들과 차례로 통화를 마치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틀어놓은 채 밀린 일주일 치 일기를 쓰다가 문득.. 정말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이런데 외로운 날에는 어떻게 견뎌내려는지 속상도 하고. 근데 나는 여태 진짜 잘살고 있었다니까.. 스스로 다독일 길이 없어서 그냥 덮어두고 닷홈 수정하러 들어왔다. 아무튼 조만간 마음에 들었던 뉴샷을 꼽아 올려야지. 내일은 반가운 약속이 많고 앞으로는 정말 부지런히 살아야 한다. 그러니까 힘을 내고 연연하지 않는 법을 다시금 되새기고 그래야 되는데 아직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정말 알아서 괜찮아진 게 아니라 포기할 것도 없도록 잃어봐서 괜찮은 줄 안 걸 거다. 재미없다며 티비를 끄고 휴대폰을 든 엄마나 그 옆에서 몇 마디 더 붙여보려 애쓴 기억같은 게 그 무엇도 되지 못할 때가 있다. 공들인 하루가 무너질 때면 상반되는 기억이 너무 많아서 두서없이 말이 길어진다. 행복한 얘기를 쓰고 싶어서 꾹꾹 참아왔는데 결국은 이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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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3 02:10
로그인 / 탑 버튼 수정함! 로그인 폼 입맛에 맞게 수정하고 모바일 뷰만 고치면 된다. 스킨도 리뉴얼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