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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5 18:38 #

요즘 부쩍 책을 읽는다. 블랙 위도우를 세 번쯤은 보러 갈 작정이고. 도서관 방역 시간에 등 떠밀려 벤치에 앉아 구의 증명과 수학자의 아침을 마저 읽었다. 집에 올 무렵에는 비 오기 직전의 습기와 바람이 가득했는데 그래서 바다 생각이 났다. 낯선 땅에 발 붙인 기분이었다. 바닷가에서 아무도 모르게 그랬듯 마스크를 살짝 들어 숨을 쉬었다. 똘똘 뭉친 물 냄새를 맡았다. 물에서 자라지 않아도 물가에서 위로받는 사람도 있다. 오늘따라 단어가 둥글둥글 절대 친해지지 못하는 것만 같다. 이렇게 살아가야지 싶은 날도 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