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02 22:18 #
해도 뜨지 않은 시간에 집을 나서 해가 지고서야 돌아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새삼 느낀다. 자연스레 값싸고 재빠른 쾌락을 좇게 된다. 아침마다 택시비로 한 시간 치 시급을 날려도 아예 출근하지 않는 편보다는 나을 거라고 합리화한다. 아침을 안 먹어서인지 낮밤이 다시 바뀌어서인지 시야가 몇 번이고 캄캄해져 숨을 고른다. 이런 일조차 잘하려고 애쓰는 내가 조금 안쓰럽다. 집 오는 길에 가족들이 생각나서 빵을 사면 다시 두 시간 치의 시급이 사라진다. 여태 세상을 잘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