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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4 22:20 #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우습게도 습관의 스케일을 대폭 줄였다. 할일을 미루지 않거나 홈트를 꾸준히 하고 일기를 쓰던 게 불과 저번주였으니까 무너졌다고 하기는 좀 그렇고. 요새 반가운 약속이 많아서 정신을 놓고 살다보니까 금방 시험기간이 된 것이다. 그래서 루틴을 올스탑하고 스터디카페에서 밤을 새고 날림으로 무언가를 하고 그런다. 나는 너무 행복하다가도 조금 비참할 때가 있었는데, 돌이켜 보면 좋은 일들도 꽤 많았다. 같은 이유로 힘들어하고 행복해하는 건 여전하다. 그래도 여전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과 다정을 믿는다. 잘을 하자구. 

2021.03.16 10:12 #

습관을 어느정도 들였더니 오히려 재미가 없다. 필사와 독서는 잠시 제쳐두고 원서만 읽고 있다. 그건 재밌어! 여전히 운동을 다니고 유투브로 운동 영상도 따라한다. 어제는 '너의 이름은' 1/3 정도 봤다. 생각보다 괜찮더라고. 아이패드 거치대를 사야겠다. 그보다도 더 급한 게 있기는 하다. 보건증도 발급받아야 돼. 반가운 약속과 외출과 과제에 치이다 보면 금세 다음주가 되겠지? 요즘은 좋아하는 게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 일단은 내 삶부터 꾸려나가는 게 중요한 시기 같아서 딱히 사랑 때문에 외롭지는 않다. 

2021.02.25 18:33 #

간만에 학교 행사가 있었다 아직두 연연하지 않는 법을 모르겠다. 바쁘게 살아야만 괜찮아질 텐데. 아무튼 이사를 하면 더 외로워질 일만 남았을 걸 안다. 그래서 조금 비참하다. 공부를 하고 필사 모임에 공을 들이고 다이어리를 쓰고 주식을 해도 시간이 남으면 글을 쓰겠지만. 아직 내 삶에 집중하는 것과 인연에 연연하는 것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해서 자꾸만 외롭고 괴롭다. 분명히 괜찮다고 생각해왔는데.. 주기적으로 무너질 때가 있고 그건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에휴. 그래두 힘을 내자! 닥치면 어떻게든 살아져.. 되뇌이는 시간들

2021.02.23 00:22 #

내내 바쁘게 살았다. 오늘은 설거지하기 청소기돌리기 분리수거하기 빨래두번돌리기널기걷기개기 패딩맡기기 다 하고도 시간이 남아서 노트북 티비에 연결해서 한참 영상 봤다. 날씨도 완벽한 거 있지. 그래서 행복할 일만 남았겠다 싶었는데 열두 시 다 돼서 스스로 땅굴 팠다. 잘 지내다가 또 그랬다. 친구들과 차례로 통화를 마치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틀어놓은 채 밀린 일주일 치 일기를 쓰다가 문득.. 정말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이런데 외로운 날에는 어떻게 견뎌내려는지 속상도 하고. 근데 나는 여태 진짜 잘살고 있었다니까.. 스스로 다독일 길이 없어서 그냥 덮어두고 닷홈 수정하러 들어왔다. 아무튼 조만간 마음에 들었던 뉴샷을 꼽아 올려야지. 내일은 반가운 약속이 많고 앞으로는 정말 부지런히 살아야 한다. 그러니까 힘을 내고 연연하지 않는 법을 다시금 되새기고 그래야 되는데 아직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정말 알아서 괜찮아진 게 아니라 포기할 것도 없도록 잃어봐서 괜찮은 줄 안 걸 거다. 재미없다며 티비를 끄고 휴대폰을 든 엄마나 그 옆에서 몇 마디 더 붙여보려 애쓴 기억같은 게 그 무엇도 되지 못할 때가 있다. 공들인 하루가 무너질 때면 상반되는 기억이 너무 많아서 두서없이 말이 길어진다. 행복한 얘기를 쓰고 싶어서 꾹꾹 참아왔는데 결국은 이런다.

2021.02.07 18:47 #

갑작스럽게 여행 가게 됐다. 언제나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조합이라고 생각은 해왔는데, 절대 그렇게 못 갈 줄 알았던 친구들과 가는 거라 더 신난다. 얘기 많이 하구 와야지. 카페 여섯 곳은 들리고 싶은데 일박이일이라 아쉽다. 그거 다녀오면 또 일주일 알바 뛰고 개강 준비하고 열심히 살아야지

2021.02.02 22:18 #

해도 뜨지 않은 시간에 집을 나서 해가 지고서야 돌아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새삼 느낀다. 자연스레 값싸고 재빠른 쾌락을 좇게 된다. 아침마다 택시비로 한 시간 치 시급을 날려도 아예 출근하지 않는 편보다는 나을 거라고 합리화한다. 아침을 안 먹어서인지 낮밤이 다시 바뀌어서인지 시야가 몇 번이고 캄캄해져 숨을 고른다. 이런 일조차 잘하려고 애쓰는 내가 조금 안쓰럽다. 집 오는 길에 가족들이 생각나서 빵을 사면 다시 두 시간 치의 시급이 사라진다. 여태 세상을 잘 몰랐다.

2021.01.24 20:33 #

술 덜 깬 상태로 학교 근처 가서 방 보고 왔다. 실은 부동산 약속이 파토나서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게 많았다. 그래서 다음주 중에 다시 갈 듯. 정말 자취를 하려는 모양이다. 나는 개인공간이 꼭 필요한 사람인데다, 삶의 습관을 돌이킬 수 없게 들여버려 혼자가 간절해졌다. 그런데 여러 이유로 이를 만류하는 부모님의 뜻을 마냥 모른 체할 수만은 없어서 힘이 든다. 몇 점이 아쉬운 학점과 보증금에 월세에 관리비를 까먹는 셈이 머릿속을 돌아다닌다. 볕도 들지 않는 비좁은 방과 외로운 시절을 떠올린다. 그럼에도 줄기차게 독립을 바라는 꼴이.. 살아보면 환상도 동경도 사라져 무던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제각기 처한 현실이 다르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축복도 저주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 타인과 내 몫의 고통을 나누면 그만큼의 부채감이 더 얹힌다. 이따금 아무것도 몰랐던 때가 그립다.